5차재난지원금 신청 대상 :: GOP에서는 무슨일이 벌어질까?

 

대한민국의 군인 중 1%는 GOP(General Outpost)라고 불려지는 격오지로 배치받게 됩니다. 배치를 받게되면 북한을 마주하고 적군의 동태를 살피며 이를 상급부대에 보고하는 초병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유사시를 대비하여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후방 부대에 비해, 지오피의 초병은 나라의 변방에서 국경을 지키는 실질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전초

주력부대의 전방에서 적의 접근을 조기에 탐지·경고·지연시켜 아군을 보호하는 경계 부대. 한국에서는 비무장지대에 일반전초를 배치하고 있으며, 일반 부대와 다르게 선조치 후보고 체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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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성을 띄는 모든 부대들이 그렇듯이 지오피도 마찬가지로 마냥 가고 싶다고해서 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입대한 부대가 GOP 경계를 전담하고 있는지, 신체적 정신적 문제는 없는지 검증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검증이라고 해서 말은 거창하지만 행보관이나 주임원사 면담정도가 되겠습니다.

 

후방 부대에 비하면 훈련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365일 1년 내내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근무를 서게됩니다. 주말? 명절? 그런 달달한 것들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입대하고나서 사회와 단절되는 것도 서러운데 민통선 내측에 위치하는 이유로 아예 군인들 빼고는 거의 사람보기가 어렵습니다. 가끔 저 멀리서 농부님들이 보이기는 합니다. 단절에 단절을 거듭하고 있다는 현실이 장병들을 정신적으로 힘들게 합니다.

 

물론, 요즘은 시대가 좋아져서 전화기도 있으며, 사이버지식정보방(일명 싸지방)도 있어서 제한적이지만 인트라넷을 통해 PC사용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장병들의 복지가 더욱 확대되어 일찍이 면회까지도 허용되었다고 합니다.

 

하나의 대대가 동일한 군영에서 생활하는 일반 부대에 비해 GOP는 각 소초(소대)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생활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 생활의 꽃 PX와 같은 달콤한 것은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대신 일주일에 한 번씩 황금마차라는 고마운 노란차가 소초를 방문합니다. 일명 움직이는 PX인데 GOP의 모든 섹터를 모두 돌기 때문에 가끔은 필요한 물건을 사고 싶어도 물건이 떨어져 구입할 수가 없게됩니다. 거의 모든 장병들이 뭐에 홀린듯 담배와 과자 등을 구매하곤 합니다. 이때를 놓치면 다음을 기약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근무형태

 

먼저 근무의 형태로는 주간근무가 있습니다. 하나의 대공초소에서 3명이 2시간을 기준으로 교대를 하는 형태입니다. 대공초소에는 적의 비행물체를 타격할 수 있는 K6와 같은 화기가 있고, 접근을 경고를 하기위한 신호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망원경을 통해 적의 동태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급로(뒷편 차길)로 지나다니는 차량도 빠짐없이 상황실로 보고하게 되는 것입니다.

주간이 좋기는 하지만 여름 같은 경우에는 새벽 4시가 되면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시간은 거의 밤 8~9시쯤이기 때문에 사람 지치게하지요. 반대로 겨울이되면 해도늦게뜨고 일찍 지기 때문에 아주 좋습니다. 

 

이번엔 야간근무입니다. 주간근무가 끝나갈 해질무렵부터 자정까지하는 전반야가 있고, 전반야가 끝나는 자정부터 해가 뜰때까지 하는 후반야가 있습니다. 하나의 초소에서 근무하는 주간에 비해 다수개의 초소를 점령하는 특징이 있으며, 계속해서 다음 초소로 근무자를 밀어내는 밀조방식입니다. 야간근무 역시 계절의 영향을 받아 근무시간이 줄어들거나 늘어날 수 있는데 아무래도 겨울이 되면 정말 힘들지요.

경계근무 투입시에는 언제나 군장검사를 하게 되는데, 간단히 말해 투입될 준비가 되었는지 암구호 및 지시사항 숙지 등을 확인하며, 이때 예광탄15발 일반탄60발 그리고 수류탄 1발을 소지한 상태에서 투입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장검사는 긴장의 연속입니다.

 

특이사항

근무를 서다보면 상급부대 간부들이 가끔 주간이든 야간이든 순찰을 하러 옵니다. 근데 그 간부가 대대장이나 연대장인데, 경계를 정말 멋있게 한다든지 수하를 기깔나게 하게 되면 그 자리에서 포상휴가를 받는 경우도 꽤나 있습니다. 대대장의 경우는 3박4일이고 연대장은 4박5일의 휴가증을 병사에게 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충분히 안고 나서는게 바람직합니다.

 

GOP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신기한 동물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멧돼지가 아무런 이유 없이 연병장을 질주하고 있다든가, 취사장에 너구리나 짬타이거(고양이)가 불쑥 들어올 수도 있고, DMZ 안쪽에서 왠 사람 비명소리가 들리면 '아! 고라니구나' 생각하시면 됩니다. 보이진 않지만 나무를 때리는 딱따구리의 소리도 들을 수 있으며, 하늘에는 이름모를 철새들과 까마귀 그리고 독수리도 볼 수 있습니다.

 

초반에 말했지만 사회와의 단절은 군인들에게 정말 치명적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저는 후반야 근무를 서면서 아득히 멀리서 보이는 자동차 불빛을 보고 정말 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항상 우울감에 빠져있었습니다. 맨날 보이는게 산, 풀, 하늘뿐이므로 미치지 않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간혹 이 생활을 이기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는 병사들도 있는데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해야합니다. 이거 정말 중요합니다.

 

안좋은게 있으면 좋은것도 있는 법입니다. GOP의 꽃은 역시 멋진 밤하늘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워낙 공기가 맑아 보이는 별도 많긴 하지만, 야간 근무시 지급되는 야간투시경을 통해 밤하늘을 본다면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별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운 밤하늘의 별자리를 볼 수 있지요. 이런 소소한 것들로 즐거움을 찾아 힘든 군생활을 견뎌낼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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